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トレ公 2023/11/05 10:27:43
ID:FshzL084K6
별이 내리는 돌바닥을 밟고 너는 간다. 한 발 반만 앞을, 화난 듯이 바쁘게.
뒹굴뒹굴하는 시장 안을, 그 가느다란 다리로 꿰매듯이, 떠드는 인파를 헤치고.
가게 앞은 빛으로 가득 차 있고, 반짝이는 물건들은 눈부시고 선명하다.
달콤한 핫 초콜릿의 김에 시나몬 향이 타고 밤을 따뜻하게 하고 있다.
이번 겨울날의 떠들썩함 속에서 그 작은 어깨를 잃지 않고 있는 것은 틀림없이 너 자신 덕분이었다.
'뭐하는 거야, 놓치고 있지 마'
뒤돌아서, 무뚝뚝하게 너는 말한다.
고개를 끄덕이면, 바로 앞을 향해 버린다.
단지 한 걸음 반만 앞을, 그 이상 결코 떼어놓지 않도록,
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면서 너는 간다.
가끔, 힐끔 힐끔 돌아보는 시선에, 눈치채지 못한 척하며 뒤를 쫓는다.
깨달은 것을 알게 되면, 그 순간 이 성스러운 1보 반이 쭉 뻗어 사라져 버리기 때문이다.
성야의 달빛을 받아 너는 간다.
1보 반만 앞을, 누구보다 상냥하고 신중하게.